냉담함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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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3-01-16 12:08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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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동성의 결핍`(a lack of dynamism)은 90년대적 현실과 문학을 규정하는 반복 모티프(leit-motif)다.. {많은 별들이 한곳으로 흘러갔다}에 실려 있는 아름다운 작품들--[상춘곡], [3월의 전설], [천지간]--에서 내가 읽은 것은, 초월성의 이면에서 반복적으로 드러나는 누추한 일상생활의 생태학이다. 초점이 보이지 않는 텅 빈 두 눈과 어둡게 빛…(생략(省略))
순서
다. 이 세계에서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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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동성의 결핍`(a lack of dynamism)은 90년대적 현실과 문학을 규정하는 반복 모티프(leit-motif)다. 그러나, 그러나 말이다. 한 마리의 은어가 심해의 물살을 가로지르며 상류를 향해 힘껏(!), 지느러미를 파닥거리는 모습은 아름답다. 구조적 갈등을 진공포장 해버린 듯 활력을 잃어버린 세계에서의 소설적 대응은, 따라서 현저하게 개인화된 차원에서의 갈등을 버무리는 것에서 그 출구를 찾곤 하는 것이다. 윤대녕의 소설이 90년대의 독자들에게 선사한 어떤 정서적 충만감은, 묘하게도 나에게는 아주 이중적인 느낌으로 다가온다. 송경아의 반(反)현실주의적 알레고리, 성석제의 반(反)규범적 서사戰略, 김영하 의 스피디한 가독성의 세계가 가능해지는 것은 이러한 배경 아래서이다. 현대성의 정서적 표지(標識)로서의 냉담함!
유리를 사이에 두고 서로 눈이 마주쳤지만 그의 얼굴엔 아무 표정도 드러나 있지 않았다. 세계에 대한 分析(분석)적 인식보다는 미적 인식, 이로부터 비롯되는 삶의 미학화 경향이 일상적인 삶의 에티켓을 형성하는 것이다.
레포트/감상서평
냉담함에 관하여
`역동성의 결핍`(a lack of dynamism)은 90년대적 현실과 문학을 규정하는 반복 모티프(leit-motif)다. 이 세계에서는 피와 땀이 흐르는 현실 歷史 속에서의 갈등보다는, 산뜻하고 매혹적이지만 지나치게 냉담한 `표면의 미학`이 융성한다. 이 아름다움은 너무 순간적이어서 인공적인 것은 아닌가(순간적인 아름다움 혹은 에피파니를 영속화 한다는 점에서의)?
그러므로, 이제 윤대녕의 소설에서 우리가 읽고쓰기자 하는 것은 초월성에 대한 자동화된 승인이 아닐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은 오래 지속된다`. 문제는 어떤 시간이며 무엇을 지향하는 시간이냐는 점에 있따 이러한 물음에 가장 개별화된 방식의 응답을 하는 작가 중의 한 사람으로 윤대녕을 꼽는 데 주저함이 없을 것이다.